건강

주말농장에서 찾은 소확행

보라해용 2021. 4. 5. 21:13

주말농장에서 찾은 소확행!!!??

오십이 넘어가면서 느껴지는 신체의 변화 중  가장 뚜렷한 특징은 그 어떤 것에도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는 거다.

번아웃 증후군이 생길 정도로 불꽃같이 열심히 살았던 그 or 그녀는 어디로 갔을까!

그동안 주말엔 느긋하게 일어나 아점을 먹고,  TV와 빈둥거리다가, 지겨우면  산책길을 걷고, 아파트 앞 야산을 올랐다.

뭔가 엄청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시계는 저녁을 가리키지 않고, 오후 언저리를 빙빙 돈다.

남편은 " 심심해서 정년 퇴직하고는 못살겠다"

말처럼 표정도 참으로 지겨워보였다.

요즘은 친정아버지께 상속받은 밭에서 주말을 보내고있다.

밭에서 보이는 친정동네 풍경

 

 

3월달에 심은 시금치와 상추가 하루가 다르게 키가 쑥쑥 큰다. 머위와 부추는 겨울잠을 자고 새봄에 깨어났다.

마늘은 처녀작이다. 겨울에 땀까지 흘리며 밭을 다듬고 퇴비 뿌려서 풀이 자라지 못하게 비닐까지 덮으며

만반의 준비를 잘 했건만, 비닐 구멍에 보여야 할 마늘이 군데군데 비였다.

통통하게 자라야 될 녀석은 삐쩍 마르고, 두릉댁은 점점 살이 붙는다.

하늘도 무심혀ㅠㅠㅠㅠㅠ

200평 남짓한 밭에는 도라지를 심었다 도라지도 처녀작이라 내년을 기약할 수 없다.

땅에는 멧돼지가 하늘에는 새들이, 도라지 씨앗과 열매를 탐내는 상황이라 수확물은 장담할 수가 없지만 노력은 알아주지 않을까

저 멀리서 고들빼기 씨앗을 뿌리는 남편이 보인다

고들빼기 씨앗은 골을 얕게 만든 후 씨앗을 조금씩 넣었다. 씨를 그냥 뿌리면 뭉텅이로 자라서 과밀집으로 애들이 잘 자라지를 못했다.

엄마는 아무리 작은 씨앗이라도 한웅큼 잡아서 밭에 쫙~ 뿌리면 씨앗들이 자기 집 찾듯이 일정한 간격으로 자라는데

우리는 강가에 돌멩이 던지듯이 풍덩 한뭉텅이가 날아간다.

이렇게 씨를 뿌리고 흙을 살포시 덮어주면 고들빼기 심기 끝이다.

 

 남편이 고들빼기 씨앗을 뿌리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정찰대원 까치

 

개울물에 장화 씻고 오늘 하루도 알차게 마무리한다.

평소에는 말라있던 개울물이 주말마다 오는 비로 인해 풍성한 봄을 선물하는 느낌이다.